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가 상어 시리즈랑 공룡 시리즈 입니다. 물론 우주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지구에 살아 있었던 증거들을 영화로라도 볼 수 있다는게 정말 흥미진진하기 때문입니다. 공룡은 다들 아시다시피 6,600만년전에 멸종했다고 알려져 있죠. 이런 사실들을 접했을 때 참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지구에 공룡이 살았으며 초기 인류가 등장한지는 600만 전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지구에서는 이런 신비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입니다. 어쨌든 이 영화가 어떻게 시작하는지 한번 보시죠.

이게 뭔지 보이시나요? 한 연구원이 과자를 먹다가 봉지가 잠금시스템 속으로 들어가 오류가 발생해 공룡이 탈출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ㅋㅋ 참 어이가 없죠? 보안이 철저해야 할 곳에서 과자를 먹다가 봉지로 인해 오류가 발생하다니요.. 어쨌든 이로인해 D-렉스타 탈출하게 됩니다.

도미니언 이후의 세계, 공존은 정말 가능한가
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이 설정, 진짜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공룡이 전 세계로 퍼진 이후, 이번 작품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7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기대와 달리 공룡들은 지구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고, 적도 기후 지역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입니다. 생태적 지위란 특정 생물종이 생태계 내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치를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그 생물이 어디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존하는지의 총체라고 보면 됩니다. 6600만 년 전에 살던 공룡들이 현대 지구의 생태적 지위를 그대로 차지하기 어렵다는 건 생물학적으로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설정입니다. 실제로 고생물학(Paleontology) 연구에 따르면 백악기 말 공룡들이 서식하던 환경과 현재 지구의 기후 및 생태계 구조는 상당 부분 다릅니다(출처: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이런 배경 위에 영화는 제약회사 파커-제닉스 파마슈티컬 엔지니어링이라는 새로운 갈등 축을 세웁니다. 이 회사는 신형 심장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 모사사우루스, 티타노사우루스, 케찰코아틀루스, 이 세 종의 살아 있는 혈액 샘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망 직후 수 초 내로 혈액 세포가 손상되는 세포 자멸사(Apoptosis) 특성 때문에 죽은 개체에서는 유효한 성분을 추출할 수 없다는 설정입니다. 세포 자멸사란 세포가 스스로 죽어가는 과정으로, 외상이나 사망 이후 빠르게 진행되어 생체 활성 성분이 급격히 소실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이 조건 하나가 영화 전체의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저는 이 설정이 꽤 영리하다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공룡이 위험하다"는 공식에서 벗어나, "왜 살아 있는 채로 접근해야 하는가"라는 논리적 이유를 붙여주니 미션의 절박함이 훨씬 실감나게 전달되었습니다.
조라 베넷과 팀, 그리고 기업 윤리의 균열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한 캐릭터는 용병 조라 베넷입니다. 미국 해병대특수작전사령부(MARSOC) 출신으로, 그녀는 처음에 의뢰를 거절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최근 임무에서 동료를 잃었고, 그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캐릭터 설정은 종종 형식적인 거절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그 거절의 이유가 단순한 위험 회피가 아니라 감정적 상실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천만 달러라는 보수에 결국 승낙할 때도 "현실적 선택"으로 읽히게 됩니다.
조라가 모은 팀 구성도 흥미롭습니다.
- 헨리 루미스 박사: 공룡 생태 전문가로, 현장에서의 생물학적 판단을 담당
- 던컨 킨케이드 선장: 배 빚이 남아 있어 튕기는 척하지만 결국 합류하는 인물
- 바비 앳워터, 르클레르, 니나: 기존 팀원들로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역할
이 팀원들의 관계에서 제가 직접 느낀 건, 영화가 '공룡 vs 인간'이라는 단선적 구도보다 '인간 내부의 갈등'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파커-제닉스가 심장병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목표 자체는 인도주의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살아 있는 대형 공룡에게 강제로 혈액을 채취한다는 행위는 전형적인 기업 윤리(Corporate Ethics) 문제를 건드립니다. 기업 윤리란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기준을 어떻게 지키는가의 문제입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단순한 어드벤처를 넘어서 하나의 윤리적 질문을 던집니다. 더 많은 인간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다른 생명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저는 이 부분에서 영화가 꽤 용감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답을 주지 않으면서도 관객이 불편함을 느끼게 만드는 방식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남긴 질문, 앞으로의 시리즈 전망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제대로 체감됩니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모사사우루스, 티타노사우루스, 케찰코아틀루스의 스케일은 화면 크기와 음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특히 케찰코아틀루스는 실제 역사상 가장 큰 날개를 가진 익룡류(Pterosauria)로 알려져 있는데, 익룡류란 공룡과 동시대에 존재했던 비행 파충류 분류군을 가리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케찰코아틀루스 화석을 기준으로 추정한 날개 폭은 최대 10~11미터에 달합니다(출처: 미국 척추고생물학회).
다만 솔직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세계관이 넓어진 만큼 일부 캐릭터의 서사가 충분히 소화되지 못하고 빠르게 소비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르클레르와 니나의 개인 사정은 거의 설명 없이 지나가고, 마틴 크렙스라는 인물도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뤄줬다면 기업 윤리 문제가 더 날카롭게 전달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가 앞으로의 시리즈에 던지는 가능성은 분명합니다. 인젠사 시절의 유전자 연구 실험실에서 시작된 스니커즈 봉지 하나가 만들어낸 나비효과를 떠올려보면, 이 시리즈는 결국 인간의 작은 부주의와 거대한 욕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제목이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질문이 남는다면, 그건 잘 만든 영화라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공룡 블록버스터에서 그런 여운을 기대하지 않았던 저로서는, 꽤 반가운 배신이었습니다. 아직 극장에서 보지 않으셨다면, 가능한 한 큰 화면에서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